
(다이어리에서 꺼내 다시 쓰는 일기이다)
첫 다이빙에서 생각했다. 이걸 앞으로 두 달 동안 매일 한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행복하고 황홀했다.
예빈이 생일날 코랄을 뜯어 먹고 있는 큰 거북이를 보며 물 속에서 레큘레이터를 문 채 큰 웃음을 지었다.
페리 어퍼덱 구석 한 켠 바닥에서 꼬박 하룻 밤을 땀에 절여진 채 보내고 또 한 시간 반을 작은 보트를 타고 이동한 뒤에야 도착한 이곳은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사람들에 북적였다. 독일/오스트리아에서 온 다비드와 리사, 프랑스에서 온 케빈과 루이즈와 함께 작은 보트에서 내려 이 곳의 주인인 세드릭을 따라 리조트를 구경하는데 우리의 모습이 마치 비행기 안에서 잠깐 보았던 ‘White Rotus’의 첫 에피소드를 연상시켰다.
프랑스 사람들 특유의 불평 가득하고 무심한 말투, 한껏 스트레스 받아보이는 인스트럭터 롤라까지 (나는 물 속에서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을 처음 보았다. 그건 바로 롤라였는데 다행히 그녀는 두 달간의 휴가를 받아 며칠 뒤 프랑스로 돌아가는 비행기편에 몸을 실었다. 부디 그녀가 푹 쉬고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돌아오길!) 그리고 나는 아직도 겨우 다이브 로그 30인 초보인데, 레스큐 코스도 해야 하는데 벌써 여기저기 DMT(Divemaster Trainee)로 소개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게스트들이 많아 일 년 반만의 다이빙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refresh 코스도 받지 못한 채 첫 다이빙을 마쳤다. 어휴, 모든게 다 너무 크고 복잡하고 바쁘고 벅찼던 첫 며칠이였다.
모든 다이빙을 쉬고 아침부터 이제서야 방 정리를 하고 사람들이 다이빙 나간 조용한 시간을 즐기는 지금의 시간이 소중하다. 이곳에서의 앞으로 두 달의 시간은 어떨까. 물 속으로 서서히 들어가는 그 순간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는 건 어떤걸까.
다이빙을 잘 하고 싶다. 멋진 DMT가 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은 참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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