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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우나를 떠나오며
우나우나를 떠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고론탈로에서 1시간 떨어진 바닷가 방갈로에서 하룻 밤을 묵고 쿠알라룸프르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물리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내 마음의 거리도 다시 돌아오기까지 꽤 오래 걸릴 줄 알았으나 한국으로 오기 전 보냈던 그리웠던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시간이 도움이 컸다. 매듭을 짓기 위해 몸과 마음 모든 것을 쥐어짜낸 터라 아무런 후회도 그리움도 남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마치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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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째 드라이데이
다이빙은커녕 물에 들어가지 못한 지 4일째다. 지난주에 말썽이었던 왼쪽 귀가 완전히 성이 났다. 나잇 다이빙까지 하루에 네 번 물에 들어갔다가 나온 다음 날,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바람에 파도가 넘실거렸다. 아폴로에 도착해 발을 바다에 담그니 물이 따뜻했다. 보트 캡틴인 우푸는 물이 따뜻하면 시야가 좋지 않다는 신호라고 말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야도 좋지 않고 센 조류에 어려운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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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두번째 나잇 다이빙
나의 첫 나잇 다이빙은 어드밴스를 땄던 말레이시아 쁘렌띠안 섬에서였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일 년 동안 지낼 때였는데, 코비드 록다운으로 몇 달간 집에 갇혀 있다 국내 이동이 허가되자마자 5일 휴가를 내고 홀로 떠난 여행이었다. 첫 나잇 다이빙에 대해 지금까지 기억나는 건 어둠 속에서 봤던 cuttlefish가 정말 징그러웠다는 것과, 물속에서 나오자마자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다이빙하는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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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 나서
독일에서 지낼 때 일을 시작한지 한 일 년이 지났을 무렵 휴가때만 다가오면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인터넷 어디선가 일에 대한 긴장도가 높은 사람들이 휴가가 생기면 그때부터 긴장이 풀려 몸이 아프다는 글을 보고 딱 나네 싶었다. 비시가 속한 그룹이 아침 일찍 떠나고 난 그 날, 아침에 두 다이빙을 꾸역꾸역 마치고 점심을 먹고나서부터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근육통이 왔다.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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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파도소리
(다이어리에서 꺼내 다시 쓰는 일기이다) 우리와 함께 이 섬에 들어와 줄곧 같이 앉아 식사를 하고 시간을 보내던 다비드와 리사가 이틀 전 떠나갔다. 포옹을 주고받고 그들이 제티를 향해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이별이 실감 나 눈물이 찔끔 났다. 여행에서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정을 나눈 이들을 떠나보낼 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마치 그들이 우리를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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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다이빙
(다이어리에서 꺼내 다시 쓰는 일기이다) 첫 다이빙에서 생각했다. 이걸 앞으로 두 달 동안 매일 한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행복하고 황홀했다. 예빈이 생일날 코랄을 뜯어 먹고 있는 큰 거북이를 보며 물 속에서 레큘레이터를 문 채 큰 웃음을 지었다. 페리 어퍼덱 구석 한 켠 바닥에서 꼬박 하룻 밤을 땀에 절여진 채 보내고 또 한 시간 반을 — read more